최종편집
2018-09-21 오후 6:46:00
기사
검색
[로그인] [회원가입]
회사소개 | 후원하기 | 사업영역 | 기사제보 | 취재요청 | 명예기자신청 | 광고문의 | 콘텐츠
뉴스
동영상뉴스
청도
전국
정치
인사/동정
화제의인물
출향인소식
탐방
건강과 생활
명예기자
오피니언
독자기고
칼럼/사설
자유게시판
여론광장
올레tv채널경북
다시보기
경북의창
열린초대석
행사중계
문화&예술
렛츠고시골
현장리포트
cdi칼럼
논설위원
2018-01-30 오전 10:03:19 입력 뉴스 > 칼럼/사설

고깔을 쓴다 (80)



<양귀비>에서 받은 트렌스 젠더의 번호를 눌렀다. 성전환 수술에 앞서 조금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남자가 마음을 다독였다. 누구나 자신의 상처가 제일 크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그 아픔의 덩어리에, 자신이 모르는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었다. 얼마만큼의 갈등과 얼마만큼의 결심을 섰을 때 실행에 옮겼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야만 모난 인생이 조금 부드러워질 것도 같았다.
신호는 가고 있었지만 좀체 받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지고 있을 때 갑자기 신호음이 뚝 끊겼다. 남자는 마른 침을 삼켰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은 것 같은데 저쪽에선 아무 말이 없었다. 일이초의 침묵이 남자를 불안하게 했다. 다시 일이초가 흘렀다.
-전, 양귀비에 술을 마시러 갔다가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이 번호를 건네 받았습니다. 너무 힘은 드는데 누구에게 얘기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용기를 내어 전화했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목소리라도 들려주셔서 제게 탈출구를 혹시 가르쳐 주시지 않겠습니까? 물론 없겠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악물고 견뎌야 하는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쪽에서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혹시 빈전화기를 들고 혼자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 때 즈음, 숨소리가 들렸다. 호흡을 참다가 밖으로 비어져 나오는 묵직한 숨소리였다. 남자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매달리다시피 빠르게 통화를 이어갔다.
-저는 어떠한 부담감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제 안에 소용돌이 치는 이 정체를 알고 싶을 뿐입니다. 제 보다 먼저 그 길에서 아파했고 힘들어 했을 그쪽 분의 경험담이라 해도 좋고, 조언이라고 해도 좋을 대화를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무슨 말씀이라도 상관 없습니다. 지금 제가 처한 상황에서 그 어떤 말씀도 힘이 되고 용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숨소리마저 뚝 끊긴 핸드폰의 저쪽에서 침묵이 흘렀다. 남자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았다.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가 전화를 해서 살아온 아픔과 갈등을, 그리고 선택을 얘기해 달라고 한다면 순순히 얘기해 줄 수 있을까. 반반이었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향방이 갈라질 것도 같았다.
-혹시 마음이 바뀐다면 이 번호로 전화를 주세요. 이렇게 전화 드린 것도 역시 제 마음이 편하자고 드린 이기심이지만, 그렇지만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의 마음이 편해질 수도 있을지 모르니까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남자는 핸드폰을 탁자 팔걸이에 올려두며 다시 창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2018년 1월이 스물다섯 남자의 청춘으로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 작년 포항 지진으로 원룸이 흔들거렸다. 남자는 꼿꼿하게 서서 흔들거림을 몸으로 이겨내었다. 혹시 무너지거나 건물더미에 파묻히는 것은 그 다음 문제였다. 공포와 위험에도 이겨내야만, 내성이 남자의 몸 깊숙이 자리 잡아 세상 안에서 어깨를 부딪히며 살아볼 건더기가 생길 것도 같았다. -계속

 

 

 

<온라인미디어 세상- 청도인터넷뉴 항상 앞서갑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기사제보 ycinews@nate.com

☎ 070-7150-6029, <한국지역인터넷언론협회 청도인터넷뉴스

cdinews(ycinews@nate.com)

       

  의견보기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의견쓰기
작 성 자 비밀번호
스팸방지  
※ 빨간 상자 안에 있는 문자(영문 대소문자 구분)를 입력하세요!
의견쓰기
(0)
내용은 400자 이내로 적어야합니다.
기사와 무관한 글은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습관 “탈모,..
청도군의회 제250회 ..
청도군, 올 하반기 ..
'생활개선청도군연합회..
「1530 싱그린 건강..
창작뮤지컬 77인의 영..
청도용암온천 화재 발생
'학생들과 함께 하는..
경상북도 토목인 한마..
사회복지법인 에덴원..


방문자수
  전체 : 37,461,416
  어제 : 20,809
  오늘 : 531
청도인터넷뉴스 | 경북 청도군 청도읍 한내길 178  | 제보광고문의 054-331-6029
회사소개 | 후원안내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인터넷신문 등록일 2009.9.25 | 등록번호 경북 아 00102호
발행·편집인 양보운 | 청소년보호책임자 양보운
Copyright by cdinews.co.kr All rights reserved. E-mail: cdinews@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