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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31 오후 2:38:17 입력 뉴스 > 칼럼/사설

고깔을 쓴다 (98)



-주지스님, 잠이 오지 않아서 그럽니다. 보기 흉한가요?
명적암 주지인 법진은, 많이 본 모습과 마주한 듯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마음이 허하게 되면 그런 충동을 느낍니다. 세상의 처음과 끝을 보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지요. 세상의 처음과 끝을 보셨나요?
선영은 파하하하 웃으며 맨발을 들어 법진에게 보여주었다.
-곧 굳은살이 박히겠지요. 처음과 끝의 실체는 혹시 굳은살이 아닙니까?
법진은 미닫이 문고리를 잡으면서 빗소리에 섞인 자신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고 느꼈다.
-맨발일 수도 있고 맨발을 감쌀 굳은살일 수도 있지요. 감기 걸리지 않게 더욱 유연해지십시오. 문 닫습니다.
 선영은 법진이 기울인 관심이, 솜털 젖은 아기 새처럼 힘든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그 행동을 다 알겠다는 법진의 방문이 닫혔지만, 온기가 선영에게 전달되어져 옴을 선영은 소중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산사는 어둠의 굴곡사이로 밝은 빛을 조금씩 뿌리고 있었다. 빗줄기는 여전한데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겼다. 경내에 깔아놓은 자갈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었다. 맨발의 한 발을 옮기며 선영은 찰랑거리는 그 무엇을 내려놓았다. 울컥 눈물이 고였다. 스물일곱 살은 이제껏 살아온 최대치의 나이였다. 그래서 무거웠고 몸집도 제일 컸다. 맨발바닥은 감각이 무뎌졌지만 시린 것은 여전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보았다. 빗줄기들이 사선을 그리며 수직적 하강을 하고 있었다. 어둠의 무게로 하늘은 낮고, 숨 가쁘게 달려온 마라토너처럼 헉헉 거리며 비를 쏟고 있었다. 숲은 마치 빗줄기와 맹렬하게 싸우는 전사처럼 한 몸뚱이로 뭉쳐 있었다. 선영은 발등에 묻은 빗물을 바짓단으로 쓱 문질렀다.
 이내 간지럼 먹히며 선영을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닫힌 주지의 방문을 괜히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방향을 바꾸었다. 여기에서 더 지체했다간 어린놈의 투정으로 읽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왔다. 벽에 걸어둔 수건으로 대충 젖은 머리칼이며 얼굴을 닦아 내었다. 캐리어에서 속내의에서부터 입을 만한 옷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젖은 옷을 벗었다. 채워진 단추 하나하나를 풀고 지퍼며 끈도 풀어 완전한 알몸이 되었다. 벽걸이 거울에 자신의 알몸을 비춰봤다. 그러면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수건으로 젖은 몸을 닦으며, 무엇에 대한 절망과 무엇에 대한 갈등을 젖은 물기처럼 닦아내고 싶었다. 선영은 팬티도 입고 브래지어도 착용했다. 티와 청바지도 입었다. 거울을 보며 채 마르지 않은 머리칼을 손 빗질로 가지런히 정돈했다. 비가 그쳤는지 밖은 적막했다.
  젖은 빨랫감을 윗목으로 밀쳐두며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땔감으로 온기를 맞춰둔 이불속이 참으로 아늑했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맨발로 다닌 탓인지 느낌이 무뎌져 있었다. 이번엔 발목을 움찔거렸다. 자갈위로 다닌 발목에서 아까의 기억을 되살려 놓기에 충분한 통증이 감지되었다. 다시 눈물이 고였다. 그 눈물의 진의를 파악하기엔 너무 피곤했다. 이내 선영은 잠이 들었다. 명적암 연못 속을 풍덩풍덩 뛰어다니는 꿈을 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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