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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8 오전 11:50:43 입력 뉴스 > 전국

2018년 충효사·한국정토학회 제22차 학술대회 지상중계
불교와 민속신앙



한국정토학회 주관으로 3일 충효사에서 열린 2018년 충효사,한국정토학회 제22차 학술대회에는 총 6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날 불교와 민속신앙의 상호 교류 공유 재인식, 불교와 무속의 생사관의 의례체계, 민속신앙의 불교적 수용 양상, 무속에서 섬기는 불교적 신앙 대상, 씻김굿 무가에 나타난 무불 융합양상, 한국불교와 민간신앙의 혼합현상 등 6가지 주제에 대한 교수들의 주제발표에 이어 전문가들의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본보는 이번 세미나 내용을 간추려 정리한다. 



-불교와 민속신앙의 상호 교류와 공유 재인식
 임재해 교수(안동대학교 명예교수): 사찰은 불교의 도량이고 신당은 사찰의 법당 양식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불상을 모신 전각의 법당안에 민속신앙을 섬기는 신격을 모시지는 않는다. 이는 불교와 민속신앙 또는 무교의 종교적 위상과 수용태도의 차이와 관련되어 있다. 또 무교는 불교의 신을 가장 숭상하는 반면, 불교는 무교의 신을 홀대한다. 두 종교간의 교류와 수용의 층차를 객관적으로 포착하면 종교적 위상의 차이다. 산신은 무신이면서 불교에서도 섬기는 신이다. 여성들이 신앙을 위해 사찰을 찾는 경우 무교 신격들에게 기도드리는 경향이 큰 것도 불교신앙에 관심없는 사람들을 민속신앙인 무신을 모시는 전각을 지어 쉽게 찾아오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포교활동 측면의 무신의 전각은 신도확보를 위한 징검다리 같고 다른 종교와 공존과 상생을 인정하는 이타행(利他行)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무교와 불교는 대등한 상태에서 유기적 관계를 이루며   상호 교류한 것은 아니다. 다만 오랫동안 공존하면서 필요에 따라 서로 닮았다고 할 수 있다.

  편무영 교수(일본 아이치대학교 교수): 불교와 무속은 체계적으로 교류했다기보다 오랫동안 공존하며 필요에 따라 닮아가거나 불교 사찰에서 무신을 모신 것은 무교와 종교적 공생이나 무교신도에 대한 이타행이 아니라 흡수이자 포섭이라는 설명은 더 논의가 필요하다. 불교와 무속의 공존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무속의 열린 자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점을 제안하는 의도이며 두 믿음 사이 대등한 관계 속에 상호 교류해야 한다는 연구자의 관점을 이해한다. 


-불교와 무속의 생사관과 의례체계
 구미래 교수(동방문화대학원 대학교 연구교수):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어 윤회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끊임없이 생사를 거듭한다고 본다. 여기서 사후존재는 ‘영혼’이라는 민간의 언어로 편의상 일컫지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체적 자아의 존재성을 강하게 수용하고 있다. 불교의례에서 사후존재를 나타내는 것이 ‘영가(靈駕)’다. 영가는 몸과 분리된 영적존재라는 뜻이다. 무속과 민간에서 인식하는 사후존재는 본래부터 인격적 주체다. 몸을 잃었을 뿐 그 영혼은 살아있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성격을 지녀 영혼관념이 서사적으로 발달해 있다. 내세관은 불교는 윤회에서 벗어나야 한다. 윤회를 끊지 못하면 업력에 따라 6가지 육도윤회(六道輪廻) 가운데 한 곳에서 머물며 윤회를 벗어나면 극락에 머문다. 무속에서는 누구나 죽으면 ‘저승’으로 간다는 단순한 내세관을 가진다. 저승은 현세의 인연이 청산되고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곳으로 여긴다. 의례체계는 천도재(사십구재)와 넋굿(진오가굿)으로 구분된다. 의례를 치르며 망자를 떠나보낸 유족들은 자신의 죽음을 내다보면서 알수 없는 죽음이후 세계를 ‘좋은 내세’, ‘극락과 지옥’에 대한 막연한 생각속에서 자신의 내세를 염려한다.

 이성운 교수(동방문화대학원 대학교 학술연구교수): 종교는 현실의 인간 삶을 규정하는 정치요, 철학이라 할 수 있는데 무교와 불교인들의 가르침과 삶과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로 유의미하다. 생과 사에서 의례라는 형식을 통해서 무교든 불교든 사람들의 소구소망을 실현한다. 본래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든 외부의 문화적 충격으로 새롭게 형성된 것이든 문제는 없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꾸며주고 있다는 것이다.


-민족신앙의 불교적 수용 양상: 용신신앙, 미륵신앙, 첨성대
 최종석 교수(금강대학교 교수): 농경사회에서 용은 물과 기후를 조절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보는데 여기서 용신신앙이 존재한다. 일반 백성들의 현세적 농경신앙에 뿌리를 둔 용신신앙은 불교의 미륵신앙과 결합되어 독특한 신라의 미륵-용신신앙으로 형성되어 간다. 토착어 ‘미르’가 용을 말하며 미르=미륵의 구도에서 미륵=용으로 변용된 것으로 본다. 용신으로 대표되는 토착농경신앙과 지배이념으로 자리잡은 용신과 미륵의 융화와 습합과정은 사찰의 경내에 존재하는 산신각이나 장승이 토착신앙의 잔재가 아니라 제당(祭堂)구조속에 불당(佛堂)을 받아들인 복합형태의 성격을 보여준다. 불교의 대중화가 이루어진 시기를 신라 진평왕과 선덕여왕대로 잡는다면 삼국이 각축을 벌이던 때 신라는 국가적, 종교적, 정치적인 통일된 힘이 필요했다. ‘별을 보는 구조물’ 첨성대는 단순히 천문을 관측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종교 제단설로 보는 경우도 있다. 선덕여왕대 황룡사와 같은해 건립된 첨성대는 용신신앙 요소와 결부돼 독특한 종교적 역할을 했다고 본다.

 한상길 교수(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 민속신앙과 불교의 습합과정에서 용신앙의 성립과 수용과정을 검토했다. 하지만 ‘삼국유사’에는 용을 ‘좋은 용’과 ‘나쁜 용’으로 나눈다. 논문은 좋은 용 일색으로 설명한다. 다양한 사례에서 ‘나쁜 용’이 등장하는데 이런 경우 미륵신앙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무속에서 섬기는 불교적 신앙대상
 김헌선 교수(경기대학교 교수): 무속에서 섬기는 불교적 신앙대상의 이해는 불교와 무속의 상충과 상합에 의해 남겨진 결과다. 따라서 상식적 차원의 드나듦은 유용하지만 경과와 내력을 상세하게 밝히는 것에 대한 적절함은 회의적이다. 먼저 굿의 경우 굿판의 장식물이나 노래되는 구전서사시, 무가를 중심으로 일정한 맥락을 형성하고 이들에 관련되는 것을 중심으로 하여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불교와 섬기는 명칭이 일치하는 것으로 석가여래, 마륵, 제석, 지장보살, 사왕 등이 있다. 논의를 더 요약적으로 제시해 보면 세 가지 정도로 결과를 둘 수 있는데 첫째, 불교에서 섬기는 신격과 명칭이 일치하는 경우, 둘째, 불교서사시인 ‘월인천강지곡’과 관련되는 경우, 셋째, 불교와 관련되나 전혀 독자적으로 만들어진 경우 등이다. 어떻든 불교와 무속의 공존은 불가피하고 숱한 사례를 통해서 다양한 소재를 섭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무속은 불교가 가진 높은 차원의 도덕성이나 윤리적인 판단은 도입하지 못한 채 현세적인 윤리관에 머물고 있다.

 윤동환 교수(전북대학교 연구교수): 고대 종교와 불교문명의 만남과 중세화의 과정을 ‘삼국유사’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불교를 중심으로 서술하는 태도는 불교사관을 체계화한 것인데 ‘삼국유사’는 고대 신화보다 중세 불교의 입장에서 기술되었다면 논의를 달리 해야 하지 않을까. 또 서울굿 외에 타 지역의 굿에서는 불교 수용사례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씻김굿 무가에 나타난 무불 융합 양상
 이경엽 교수(목포대학교 교수): 무가에 투영된 무불 융합 양상을 다루고자 할 때 불교가사와의 연관성은 주목해야 하고 불경 및 무경까지 연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불교가사를 창작하고 유포시킨 주체는 선승.교학승이고, 구전으로 유통시킨 주체는 화청승.탁발승.절의 걸립패들이다. 이들의 활동에 의해 불경․불교가사와 무경․무가의 교섭이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것이 ‘회심곡’이다. 그 밖에 <왕생가>, <자책가>, <권왕가>, <백발가> 등도 있으며 대개가 불교가사를 차용하거나 변형시켜서 사용한 경우다. 굿 현장에서 보면 불교가사를 무가로 전용한 사례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많다. 순천씻김굿에 수용된 불교가사는 <회심곡>이고 <법성게> 같은 게송(揭頌)도 있고, 염불과 시왕신앙의 수용도 발견된다. <씻김>에서는 시왕의 권속과 매인 육갑이 나열되고 염불 일천편을 받아 극락으로 간다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불려진다. 무불 융합은 긴 기간 다면적으로 이루어진 상호작용의 결과고 그것의 순환적 재구성 과정이다. 무속에서는 제도종교의 위상을 가진 불교의 권위를 차용하고, 종교적 표현을 다채롭게 하기 위해 불교가사와 염불을 받아들였다고 할 수 있다. 굿 전승자들이 굿의 표현방식을 다채롭게 하고 외적 상징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장치로서 불경이나 불교가사, 염불, 게송 등을 수용하고 변용했다고 할 수 있다.

 홍태한 교수(전북대학교 무형문화연구소 연구교수): 무불 융합을 바라보는 관점 정립의 문제에서 상호 영향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와 융합 사례에 대해서도 세습무 활동이나 씻김굿 무가의 보편적 양상이라기 보다 단순 무경의 일부를 수용한 것을 무불 융합으로 보는 것은 본질을 놓친 것이다. 또 시왕신앙의 수용도 단순한 소재적 접근이 아닌 별도의 장을 분리하였으면 좋겠다.

-한국불교와 민간신앙의 혼합현상
 장정태 교수(삼국유사연구원 원장): 한국불교는 한국이라는 지역적․자연적 그리고 역사적 범주안의 한민족이 신앙하고 지녀왔던 불교사상 모두를 말한다. 종교는 외부적인 것, 이질적인 것과의 접촉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수용하면서 부단히 자기갱신을 이룬다. ‘혼합주의’의 개념은 한꺼번에 묶어놓을 수 없는 이질적인 종교와 개별종교, 신앙들이 융합되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우리 역사상 혼합적 현상으로 삼국시대 국가의 왕권강화 차원에서 유불도 3교가 수용되었을 때를 보더라도 큰 충돌과 대립없이 진행된 양상은 배타와 차별이 아닌 다양한 문화의 역동적 포용과 조화라는 특징을 보여준다.

민간신앙에서 ‘부처님’으로 통칭되는 석가모니와 삼불제석은 천신과 함께 최상의 신이다. 또 불교의 신격을 신앙하는 것은 무속인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절을 찾아 불공을 드리며 무신과 경계를 무너뜨리는데 이는 불교 신격들을 스스로 민간신앙 속으로 영입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한국불교와 민간신앙이 미신으로 분류되던 현상이 있지만 유무형의 힘을 가진 집단에서 보기에 불편한 믿음이 있을뿐 미신은 없다. 그 믿음을 기복신앙으로 구분하지만 대다수의 종교는 기복을 기반으로 한다.

 이재수 교수(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물질문명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의 격랑에서 종교문화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디애 서있으며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끌어 가는 계기다. 종교문화의 다양한 현실과 내용을 문화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문화생산을 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한다. 한국불교의 근저에 민간신앙의 교류를 통해 투영된 다양한 불교문화의 현상을 통하여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열어가는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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