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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문화유산 재발견] ‘렛츠런파크 영천’ 개장, 영천 말산업의 학술적 원형 ‘장수도(長壽道) 찰방’에서 찾다

남애경 본보 논설위원

기사입력 2026-09-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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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지역 역사박물관으로 등록된 영천역사박물관은 영천의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다룬 유물과 전시물이 배치되어 있는 전시, 교육 전문 박물관이다. 영천역사박물관 설립자인 지봉 스님은 영천 지역 역사에 초점을 두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여 현재 4만여 점의 지역 역사 중심의 문화유산을 수집해 연구하고 있다. 
영천역사박물관의 대표 소장유물로 세계 최초 상업용 일간신문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민간인쇄조보(521호 등재) 등 지역의 유적과 유물을 통해 영천의 전통과 생활상을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본보는 영천역사박물관과 함께 위대한 지역문화유산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영천역사박물관 소장 《신녕현읍지(新寧縣邑誌)》 
기유년(1849년) 유물이 증명하는 마정(馬政)의 역사성


 ▪ 영천 말산업의 역사적 당위성
 국내 최고 수준의 말 테마파크 ‘렛츠런파크 영천’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정식 개장했다. 이번 개장은 단순한 현대적 레저·관광 시설의 확충을 넘어, 대한민국 말산업의 중심지로서 영천이 지닌 도시 브랜드의 당위성과 역사적 정통성을 완성하는 전환점이다.
영천이 명실상부한 ‘말의 도시’로 도약하는 이 시점에서, 영천역사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인《신녕현읍지(新寧縣邑誌)》기유년(1849년, 철종 원년) 수정본은 영천 말산업의 학술적 원형을 밝혀주는 주요한 사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록은 영남 ‘장수도(長壽道) 찰방’의 실체와 조선 후기 말 관리 시스템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렛츠런파크 영천이 지닌 역사적 뿌리를 완벽히 증명해 준다.

▪영남 교통·군사의 대동맥을 관할한 장수역(長壽驛)
조선 시대의 역참 제도는 국가의 공문서 전달과 군사적 작전, 관원의 통행을 뒷받침하던 핵심 기간망이었다. 당시 경상도 신녕현(新寧縣, 현 영천시 신녕면)에 위치했던 장수역(長壽驛)은 단순한 속역이 아니라, 주변 14개 서브 역을 총괄 지휘하는 본부역, 즉 ‘찰방역(察訪驛)’의 격을 지니고 있었다.
《신녕현읍지》의 기록에 따르면, 장수역에는 종6품 무관 관직인 찰방(察訪) 1명이 상주하며 군사 및 행정 업무를 총괄했다. 장수역의 지리적 영향력은 압도적이었다. 동쪽으로 영천 청통역(淸通驛)까지 40리, 남쪽으로 하양 화양역(華陽驛)까지 40리, 북쪽으로 의흥 우곡역(牛谷驛)까지 30리 거리에 있어 영남 동남부 교통망의 삼거리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특히 장수역 찰방이 직접 관할한 속역은 청통, 아화, 모량, 사리, 산역, 우곡, 청경, 구어, 의곡, 인비, 화양, 경역, 조택, 부평 등 총 14곳에 달했다. 오늘날의 영천을 중심으로 경주, 경산, 대구 군위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말 기반 교통·통신 네트워크의 통제 센터가 바로 영천에 있었던 것이다.

▪ 숫자와 규모로 보는 ‘장수도 찰방’의 실체
장수역이 거느린 인적·물적 자원의 규모는 당시 영남 지역 최고 수준이었다. 읍지 기록에 따르면, 행정 및 군사용 정예마인 대마(大馬) 2필, 중마(重馬) 2필, 물자 수송용 복마(卜馬) 10필이 상시 대기했다. 인력 또한 행정을 담당하는 역리(驛吏) 200명과 실무 노동을 맡은 노비 256명 등 총 456명에 달하는 거대한 관료 시스템이 장수역을 중심으로 가동되었다.
특히 영천역사박물관 소장 사료의 독보적인 학술적 가치는 조선 후기 마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목장무분양마1필(牧場 無○分養馬1匹...)’ 구절에 있다.

“牧場 無○ 分養馬1匹 每年七月受來 昱年四月上送本寺”(목장이 이제는 없어졌으므로, 말 1마리씩을 기르게 하였다. 매년 7월에 말을 받아와 기르다가, 이듬해 4월이 되면 다시 사복시로 다시 올려보냈다.)

박물관의 학술적 분석에 따르면, 이 기록은 1849년 이전 국영 목장이 소멸 이전에는 중앙 관청인 사복시(司僕寺)가 겨울철 군마 사육의 책임을 장수역 주변에서 사육하는 ‘말 목장’ 있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이다. 추위에 취약한 말들을 7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영천의 산천과 목장에서 정성껏 길러내 한양으로 보냈던 것이다. 이는 영천 신녕에서 조선의 군마를 키워내던 ‘살아있는 말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했음을 입증한다.
1849년 기유년 윤4월, 신녕현의 관원들이 현장을 조사해 《신녕현읍지》에 새겨 넣은 마정의 역사적 기록은 정확히 177년이 지난 오늘날, 영천시에 들어서는 ‘렛츠런파크 영천’이라는 현대적 결실로 완벽하게 이어졌다.
장수도 찰방이 14개 속역을 거느리며 영남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이제 렛츠런파크 영천은 대한민국 말산업의 새로운 글로벌 거점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박물관 소장 《신녕현읍지》는 영천이 왜 ‘말의 고장’이어야 하는지 그 역사적·학술적 정통성을 완벽히 뒷받침하는 주요한 문화유산”이다. “영천은 수백 년 전부터 영천 다져온 말산업 명가로서의 DNA를 계승하는 역사적 자료”로 영천이 품은 말 역사가 미래 영천 동력으로 전승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cdi (cdinew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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